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손님이 평소 쓰던 선글라스를 가져왔습니다.
도수는 약 -1.50D였고 걷거나 운전할 때는 별다른 불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속도가 붙으면 눈 옆으로 바람이 들어와 눈물이 났고, 작은 벌레가 렌즈 안쪽까지 들어온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렌즈가 더 큰 선글라스를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착용 모습을 옆에서 보니 문제는 렌즈 크기보다 얼굴과 프레임 사이에 남은 공간에 가까웠습니다.
정면은 가렸지만 눈 옆이 많이 열려 있었습니다
기존에 쓰던 오클리 래치는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선글라스였습니다. 다만 얼굴 옆선을 깊게 따라오는 형태는 아니어서 관자놀이 쪽에 틈이 남았습니다.
가만히 서 있을 때는 크게 거슬리지 않던 공간도 자전거 속도가 올라가면 달라집니다. 정면에서 부딪힌 바람이 렌즈 바깥쪽과 아래쪽으로 돌아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에서 필요한 것은 무조건 큰 렌즈가 아니라, 눈 옆의 빈 공간을 줄이는 선글라스였습니다.
일상용 프레임의 편안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방풍 범위까지 크게 늘리기는 어려웠습니다. 평소 쓰는 제품과 자전거를 탈 때 사용할 도수 선글라스의 역할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실드형 고글이 모든 도수 사용자에게 편한 것은 아닙니다
바람과 벌레를 막는 데만 초점을 맞추면 렌즈가 한 장으로 이어진 스포츠 고글이 먼저 떠오릅니다.
다만 도수가 필요한 모델은 안쪽에 별도의 도수 클립을 넣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님은 렌즈가 두 겹으로 보이는 구조와 좁아지는 내부 공간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수렌즈를 프레임에 직접 넣을 수 있으면서 기존 선글라스보다 얼굴 옆을 더 감싸는 형태를 비교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오클리 가스캔을 사용했지만, 이 제품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얼굴 폭과 코 높이, 헬멧 형태가 다르면 같은 프레임도 전혀 다른 위치에 놓입니다.
커브가 큰 선글라스에는 기존 도수만 옮겨 넣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프레임보다 전면이 많이 휘어진 스포츠 선글라스는 렌즈가 눈앞에 놓이는 방향부터 다릅니다.
기존 선글라스와 도수 숫자가 같아도 렌즈가 얼굴을 따라 안쪽으로 감기면 시선이 통과하는 각도와 눈까지의 거리도 달라집니다.
먼저 프레임을 얼굴에 맞춘 뒤 동공거리와 렌즈 높이, 전면의 감김 정도를 확인했습니다. 그 위치를 기준으로 스포츠 프레임에 맞는 도수렌즈를 주문했습니다.
기존 제품에서 편하게 사용하던 수치를 바탕으로 했지만, 숫자만 그대로 복사한 것은 아닙니다.
같은 도수인데도 정점간거리와 피팅에 따라 느낌이 달랐던 사례처럼 완성된 도수 선글라스에서는 렌즈가 눈앞에 놓이는 위치가 함께 작용합니다.
미러 코팅과 방풍 기능은 따로 봐야 합니다
완성된 렌즈에는 실버 미러가 들어갔습니다.
다만 미러 코팅이 바람을 막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옆바람과 벌레를 줄인 것은 프레임의 커브와 얼굴을 가리는 범위였습니다.
미러는 야외에서 들어오는 빛의 일부를 반사하고 외관을 바꾸는 선택입니다. 자외선 차단이나 착색 농도, 편광 기능과도 각각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낮 시간대 주행이 많았기 때문에 야외에서 눈부심을 줄이되, 그늘과 터널에서 지나치게 어둡지 않은 범위로 맞췄습니다.
헬멧을 쓰자 선글라스 다리가 놓이는 위치도 달라졌습니다
자전거용 선글라스는 프레임만 착용해보고 결정하면 실제 주행에서 예상하지 못한 불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평소 쓰는 헬멧을 함께 착용해보니 선글라스 다리와 헬멧 안쪽 패드가 만나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리가 눌리면 관자놀이와 귀 뒤가 아프고, 헬멧이 프레임을 앞으로 밀면 눈과 렌즈 사이 거리도 달라집니다. 고개를 숙였을 때 코끝으로 내려오지 않는지도 살폈습니다.
귀 뒤를 세게 감아 고정하는 대신, 헬멧을 쓴 상태에서도 다리가 자연스럽게 빠지고 고개를 돌릴 때 프레임이 따라 움직이지 않는 정도로 맞췄습니다.
얼굴을 많이 감싼다고 무조건 편한 것도 아닙니다
프레임이 깊게 휘어질수록 눈 옆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줄이는 데에는 유리합니다.
반대로 얼굴과 너무 가까우면 속눈썹이 닿거나 땀이 고일 수 있고, 렌즈 아래쪽 공간이 좁으면 김이 쉽게 찰 수도 있습니다.
고개를 숙인 자세에서 프레임 상단이 전방 시야를 가리지 않는지, 뒤를 확인하려고 고개를 돌렸을 때 바깥쪽 시야가 답답하지 않은지도 봐야 합니다.
가장 많이 감싸는 선글라스를 찾은 것이 아니라, 방풍 범위와 시야 사이에서 불편이 적은 위치를 찾은 셈입니다.
매장에서 끝난 피팅은 아니었습니다
완성된 선글라스를 찾는 날에는 헬멧을 다시 쓰고 핸들을 잡는 자세를 만들어봤습니다.
기존 선글라스에서 크게 남았던 옆쪽 공간은 줄어 있었고, 고개를 좌우로 움직여도 프레임이 쉽게 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매장 안에서는 실제 주행 속도의 바람까지 재현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짧은 구간에서 사용하면서 옆바람과 눈물이 줄었는지, 벌레가 들어오는 공간은 없는지, 한 시간 뒤 코와 귀가 아프지 않은지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필요하면 실제 주행 후 느낀 점을 기준으로 다시 피팅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용 선글라스는 렌즈 크기만 보고 고르지 않습니다
기존 제품은 일상에서는 편했지만 자전거를 탈 때 필요한 옆바람 차단 범위가 부족했습니다.
새 선글라스는 눈 옆의 틈을 줄였고, 도수렌즈를 직접 넣을 수 있었으며, 사용하던 헬멧과도 크게 부딪히지 않았습니다.
도수 스포츠 선글라스를 맞출 때는 브랜드보다 프레임의 커브, 얼굴과 렌즈 사이 공간, 도수렌즈 제작 범위와 헬멧 간섭을 먼저 봐야 합니다.
실제 결과도 제품 이름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주행 중 눈을 찡그리는 횟수가 줄었는지, 바람과 벌레가 덜 들어오는지, 오래 착용해도 코와 귀가 편한지가 이 선글라스를 계속 쓰게 만드는 기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