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초점 안경이 한 달 만에 이상해졌습니다. 그런데 도수는 그대로였습니다

누진다초점 안경의 렌즈 설계 포인트와 코받침 위치를 다시 확인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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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도 이상하고 가까운 것도 불편해요. 요즘 피곤해서 눈이 달라진 걸까요?”

한 달 전 누진다초점 안경을 맞춘 고객님이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한쪽만 흐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멀리 보는 느낌도 전과 다르고, 가까운 글씨를 볼 때도 편하지 않으니 고객님은 한 달 사이 도수가 변한 건 아닌지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먼저 눈부터 다시 검사했습니다.

한 달 전과 도수는 같았습니다

기존 안경 도수는 양쪽 S -2.50D, 가입도 ADD +1.25D였습니다.

  • 오른쪽: S -2.50D
  • 왼쪽: S -2.50D
  • 가입도: ADD +1.25D

자동굴절검사를 다시 하고, 포롭터로 자각굴절검사까지 진행했습니다.

한 달 전 처방을 바꿀 만한 변화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객님이 걱정했던 것처럼 최근 피로 때문에 안경 도수가 크게 달라진 상황은 검사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새 렌즈를 주문하기 전에 다른 쪽을 볼 차례였습니다.

안경을 평소처럼 한번 써보시라고 했습니다

고객님께 안경을 평소에 쓰는 그대로 착용해보시라고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데 한 달 전 제작할 때와 안경이 놓이는 위치가 달랐습니다.

프레임이 얼굴에서 조금 낮아져 있었고, 렌즈를 바라보는 눈의 위치도 처음 맞췄던 상태와 차이가 있어 보였습니다.

이번에는 렌즈를 작업대로 가져와 누진렌즈 설계 차트로 기준 포인트를 다시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착용한 상태에서 확인해봤습니다.

처음 제작할 때 잡아두었던 원용 포인트와 현재 고객님의 눈이 놓이는 위치가 맞지 않았습니다.

도수표에는 변화가 없었는데 얼굴 위의 안경은 한 달 전과 다른 자리에 있었습니다.

“혹시 최근에 안경을 직접 만지셨어요?”

그제야 고객님께 최근 안경이 흘러내리거나 프레임을 조절한 적이 있는지 여쭤봤습니다.

여름이 되면서 안경이 자꾸 내려왔다고 했습니다.

불편해서 집에서 양쪽 코받침을 직접 만져보셨다는 이야기도 그때 나왔습니다.

고객님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동이었습니다. 안경이 내려오니 코받침을 조금 조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신 겁니다.

문제는 코받침을 움직이면 단순히 코에 닿는 느낌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안경의 높이와 기울기까지 함께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안경에서는 그 변화가 누진렌즈의 기준 위치와 실제 눈 위치 사이의 차이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다초점 안경은 같은 렌즈라도 위치가 중요합니다

누진다초점렌즈에는 멀리, 중간거리, 가까운 곳을 보는 영역이 한 렌즈 안에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제작할 때는 도수만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실제로 안경을 쓰는 높이와 프레임의 기울기 등을 함께 보면서 렌즈 위치를 잡습니다.

그 상태가 크게 달라지면 렌즈 자체는 그대로인데도 평소 사용하던 시선과 렌즈 영역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객님이 “멀리도 불편하고 가까운 것도 이상하다”고 표현한 이유를 이번에는 이 부분에서 찾았습니다.

비슷하게 초점 위치와 OH, 실제 착용 파라미터가 시야에 어떤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는 양면비구면렌즈의 초점과 피팅을 다시 확인했던 사례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렌즈 대신 코받침과 경사각을 다시 맞췄습니다

새 렌즈는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코받침의 폭과 각도를 다시 조정해 안경 높이를 잡고, 좌우 균형과 프레임 경사각도 고객님의 얼굴에 맞게 다시 맞췄습니다.

중요한 것은 작업대 위에서 안경 모양을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착용했을 때의 위치였습니다.

조정이 끝난 뒤 설계 차트로 표시했던 기준 포인트를 다시 대조했습니다.

한 달 전 렌즈를 제작할 때 설정했던 위치에 가까워졌고, 그 상태에서 고객님께 멀리와 가까운 곳을 다시 보도록 했습니다.

들어오셨을 때 느꼈던 불편도 줄었습니다.

검사부터 피팅까지 다시 했지만 새로 바꾼 것은 없었습니다.

안경이 갑자기 불편해졌을 때 기억해볼 것

특히 한동안 사용하던 다초점 안경이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불편해졌다면 최근 안경에 생긴 변화도 같이 떠올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 전보다 안경이 자주 흘러내리기 시작했는지
  • 코받침이나 안경다리를 직접 조절했는지
  • 안경을 떨어뜨리거나 부딪힌 적이 있는지
  • 손으로 안경을 위로 올렸을 때 오히려 잘 보이는지

이런 변화가 있다면 도수검사와 함께 현재 안경이 얼굴 어디에 놓여 있는지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안경이 흘러내릴 때 코받침 하나만 조이지 않고 프레임 전체를 함께 보는 이유는 잘 맞던 안경이 갑자기 내려오기 시작했을 때 확인하는 피팅 순서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반대로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눈 통증, 복시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안경 피팅으로 원인을 정하지 말고 안과에서 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돈 굳었네요.”

처음에는 고객님도 렌즈를 다시 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오셨습니다.

도수에는 변화가 없고 안경 위치를 다시 잡는 것으로 해결됐다고 설명드리자 웃으면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돈 굳었네요.”

커피까지 사다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 안경이 이상하면 집에서 코받침부터 만지지 않고 시간을 내서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저도 그게 가장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상담에서 새로 판 렌즈는 없었습니다.

대신 한 달 전 검사 기록을 다시 꺼내고, 현재 도수를 재검하고, 렌즈 설계 포인트를 다시 그리고, 고객님 얼굴 위에서 안경이 어디에 놓였는지를 확인했습니다.

다초점 안경이 불편해졌을 때 필요한 답이 항상 새 도수나 새 렌즈인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안경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답이었습니다.

작성·검수: WiseFocus 운영 안경사

2007년 안경사 면허 취득 · 안경원 현장 경력 약 19년

실제 상담과 렌즈 가공, 누진다초점 상담 및 안경 피팅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사례 속 고객 정보는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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