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안경테에 -10.00D 렌즈를 넣어 사용하던 고객님이 약 3개월 만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편하게 잘 썼는데 며칠 전부터 자꾸 아래로 내려가고, 시야도 예전보다 어지럽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도수가 달라진 건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지만, 두 눈의 검사보다 먼저 착용한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한쪽 코받침은 안쪽으로 틀어져 있었고 프레임의 기울기도 처음 맞춰드린 상태와 달라져 있었습니다. 얼마 전 손자와 부딪힌 뒤부터 불편해졌다는 말도 그때 나왔습니다.
이 경우에는 새 렌즈보다 틀어진 안경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먼저였습니다.
잘 맞던 안경이 갑자기 내려오면 달라진 흔적을 찾습니다
처음부터 계속 흘러내렸던 안경과 한동안 편하게 사용하다 갑자기 불편해진 안경은 확인 순서가 다릅니다.
후자의 경우 충격을 받거나 한 손으로 벗는 습관 때문에 좌우 균형이 무너진 일이 많습니다. 다리가 한쪽만 벌어지거나 코받침 높이가 달라져도 렌즈가 얼굴 앞에서 비스듬히 놓입니다.
고도수나 난시 교정량이 큰 안경에서는 작은 틀어짐도 빠르게 체감됩니다. 렌즈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시선이 원래 맞춘 중심을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날도 코받침과 경사각을 기존 위치에 가깝게 되돌리고 좌우 높이를 맞춘 뒤 다시 써보도록 했습니다. 시야가 안정되면서 새 안경을 맞춰야 하나 걱정했던 마음도 함께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메탈테라고 코받침만 조절하지는 않습니다
메탈 프레임이 내려오면 코패드를 안쪽으로 좁히는 것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패드 간격만 줄이면 콧등을 세게 누르면서도 흘러내림은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안경다리가 귀 뒤에서 얼마나 받쳐주는지, 전면부가 수평인지, 렌즈가 눈에서 너무 멀어지지는 않았는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먼저 평소처럼 착용해보도록 한 뒤 어느 높이가 가장 편한지 묻습니다. 그 위치가 정해지면 코패드의 폭과 각도, 다리 끝부분을 차례로 맞춥니다.
코에 자국이 덜 남는 위치와 렌즈 중심이 눈에 잘 맞는 위치가 크게 어긋나지 않는지도 확인합니다. 한 부분만 세게 조여 움직임을 막는 방식과는 다릅니다.
뿔테는 귀에 걸리는 자리와 전면 폭이 더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뿔테는 메탈테처럼 코받침 높이를 바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다리 끝이 귀 뒤에 안정적으로 걸리는지부터 봅니다. 각도가 너무 펴져 있으면 프레임이 앞으로 밀리고, 반대로 과하게 굽히면 귀 뒤가 아프거나 관자놀이가 눌립니다.
얼굴보다 폭이 좁은 테도 비슷한 문제를 만듭니다. 양쪽 다리가 바깥으로 벌어지면서 전면부를 앞으로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를 억지로 조이면 잠깐은 나아진 듯 보여도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압박감까지 생긴다면 관자놀이와 귀 주변 통증이 생기는 프레임 조건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다음 안경을 고를 때는 표기된 숫자 하나만 보지 않고 실제 전면 폭과 눈 위치를 살펴야 합니다. 안경테 안쪽 숫자와 실제 착용 크기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서 이어집니다.
렌즈 무게가 앞쪽에 몰리면 피팅에도 한계가 생깁니다
도수가 높고 렌즈 면적까지 크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립니다.
안경다리를 귀에 단단히 걸어도 몇 시간 지나면 다시 코끝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리를 더 구부리는 것으로 버티려 하면 귀와 관자놀이 압박만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현재 프레임이 도수에 비해 지나치게 크지 않은지, 눈이 렌즈 한쪽에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부터 확인합니다.
이미 완성된 제품이라면 조정 가능한 범위에서 균형을 잡되, 다음 제작에서는 크기가 작은 테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조합을 고려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접착식 코패드는 보조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코받침이 낮은 뿔테를 좋아하지만 계속 미끄러져 불편하다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프레임 폭과 다리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콧등에 안정적으로 걸릴 구조가 부족했습니다. 금속 코받침을 새로 달면 외관이 달라질 수 있어 그 방식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접착식 실리콘 패드를 붙여 위치를 조금 높였습니다. 흘러내리는 횟수는 줄었지만 영구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땀과 피지, 물 세척이 반복되면 접착력이 떨어질 수 있고 패드 두께가 달라지면서 착용 위치가 변하기도 합니다. 떨어졌을 때 순간접착제로 고정하기보다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집에서 좌우를 맞추려다 더 틀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경이 내려오면 다리 끝을 손으로 세게 구부리거나 코받침을 안쪽으로 밀어보기도 합니다.
문제는 착용한 상태를 보지 않고 한쪽씩 조정한다는 점입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좌우 높이와 기울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얇은 메탈테나 무테, 반무테는 힘을 주는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부품이 휘거나 렌즈가 깨질 위험이 있습니다. 아세테이트 뿔테 역시 열과 방향을 잘못 잡으면 표면이 손상되거나 금이 갈 수 있습니다.
나사를 한 번 조이는 정도를 넘어 프레임을 구부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현재 쓰던 모습 그대로 가져가 확인하는 쪽이 낫습니다.
코가 낮아서라는 한마디로 끝낼 문제는 아닙니다
안경이 내려오는 데에는 여러 조건이 겹칩니다.
코받침의 폭과 각도, 귀 뒤에 걸리는 위치, 테의 가로 폭, 앞쪽으로 몰린 렌즈 무게가 서로 영향을 줍니다. 갑자기 불편해졌다면 충격으로 좌우 균형이 무너진 경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얼굴 구조와 맞지 않는 프레임은 조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원래 편했던 안경이라면 코받침과 다리 각도를 되돌리는 것만으로 착용감이 회복되기도 합니다.
어디를 더 세게 조일지보다, 왜 원래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는지부터 찾는 것이 피팅의 순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