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안경 때문에 오른쪽 콧등이 계속 아프다며 찾아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안경을 벗어도 눌린 자리가 한동안 얼얼했고, 거울로 보면 한쪽 자국만 더 깊게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안경이 무거워서 그런 것 같다고 하셨지만, 프레임도 크지 않았고 도수 역시 무게가 크게 쏠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평소처럼 착용한 모습을 정면과 옆에서 살펴보니 오른쪽 코패드가 콧등에 먼저 닿고 있었습니다.
자국보다 한쪽에만 남는 통증이 먼저 보였습니다
안경을 오래 쓰면 코받침이 닿는 자리에 흔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벗고 난 뒤 비교적 금방 옅어지고 아픈 느낌이 없다면 피부가 눌리면서 생긴 자국일 가능성이 큽니다. 땀이 많거나 유분이 늘어난 날에는 평소보다 선명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경우는 달랐습니다.
왼쪽보다 오른쪽이 훨씬 깊게 눌렸고, 착용하는 동안에도 해당 부위가 계속 신경 쓰였습니다. 자국 자체보다 압력이 한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양쪽 모양이 비슷해 보여도 실제 콧등에 닿는 면적과 각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코패드 재질보다 각도와 폭을 먼저 맞췄습니다
실리콘 코패드나 면적이 큰 부품으로 바꾸면 편해질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상태에서 재질만 부드럽게 바꾸면 압력이 몰리는 위치는 그대로 남습니다.
손님의 안경은 양쪽 코패드 모양이 얼핏 비슷했지만, 오른쪽이 콧등 경사와 맞지 않은 채 가장자리로 닿고 있었습니다. 코받침 기둥 사이의 폭도 얼굴에 비해 조금 좁았습니다.
먼저 좌우 높이를 맞추고 패드 면이 피부에 넓게 닿도록 각도를 조정했습니다. 기둥의 벌림도 콧등 폭에 맞춰 조금 넓혔습니다.
부품은 교체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다시 만났을 때 얼얼하던 통증은 없어졌고, 벗은 뒤 남는 흔적도 전보다 옅어졌다고 했습니다.
안경테가 수평이어도 얼굴에서는 기울 수 있습니다
프레임을 책상 위에 놓았을 때 반듯하다고 착용했을 때까지 균형이 맞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콧등은 좌우 높이와 경사가 완전히 똑같지 않습니다. 귀 위치나 얼굴 폭에도 차이가 있어 안경을 쓰면 한쪽이 살짝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팅은 안경만 들여다보며 끝내지 않습니다.
착용한 상태에서 눈의 높이, 전면부의 수평, 코패드가 닿는 면을 함께 봅니다. 겉모습만 반듯하게 맞추다가 광학 중심과 실제 눈 위치가 어긋나지 않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안경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자꾸 내려온다면 코받침과 안경다리의 균형을 확인하는 순서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받침을 너무 좁히면 자국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흘러내리는 안경을 잡으려고 코패드를 안쪽으로 강하게 모으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안경이 단단히 고정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좁아진 부품이 콧등을 양쪽에서 집듯이 누르면 몇 시간 뒤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넓히면 안경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렌즈 중심도 함께 낮아집니다.
코받침은 흘러내리지 않을 만큼만 받치고, 피부에 닿는 면은 가능한 한 고르게 만드는 쪽으로 맞춥니다. 단단히 조이는 것과 안정적으로 놓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각도를 맞춘 뒤에도 아프다면 부품을 비교합니다
기본 피팅을 다시 잡았는데도 한 부위가 계속 눌린다면 그때 코패드의 크기와 재질을 봅니다.
면적이 너무 작으면 안경 무게가 좁은 곳에 집중됩니다. 피부가 민감하거나 장시간 착용하는 손님은 쿠션감이 있는 실리콘 소재에서 압박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다만 부드러운 재질이라고 무조건 자국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먼지와 피지가 잘 달라붙을 수 있고, 오래 사용하면 변색이나 경화가 생깁니다. 패드가 돌아가거나 나사가 느슨해지면 닿는 방향도 다시 달라집니다.
교체가 필요하더라도 프레임 위치부터 맞춘 다음 부품을 고르는 순서가 자연스럽습니다.
뿔테는 같은 방법으로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메탈테나 콤비테는 코받침 기둥을 움직여 폭과 각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뿔테는 코 부분이 프레임과 한 덩어리라 조절 범위가 훨씬 적습니다.
이때는 안경다리가 귀 뒤에 제대로 걸리는지, 전면 폭이 얼굴과 맞는지, 렌즈 무게가 앞으로 쏠리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구조는 맞는데 코 부분이 낮아 계속 내려온다면 접착식 패드로 높이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땀과 세척 때문에 떨어질 수 있어 영구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프레임이 얼굴보다 좁거나 브리지 모양 자체가 콧등과 맞지 않는다면 피팅만으로 해결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안경테 크기와 브리지 구조를 고를 때 처음부터 착용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집에서 코받침을 손으로 밀기 전에
한쪽이 아프다고 코패드를 손가락으로 세게 밀면 기둥이 비틀리거나 좌우 높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얇은 금속은 반복해서 꺾일 경우 약해지고, 나사 부분에 힘이 몰리면 부품이 느슨해지기도 합니다.
특히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압력이 줄어드는지 착용한 사람 혼자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쪽 통증을 줄이려다 반대편이 더 눌리거나 안경 전체가 기울 수 있습니다.
평소 쓰던 상태 그대로 가져오면 어느 부분이 먼저 닿는지 확인하기 수월합니다.
안경 무게보다 압력이 몰리는 위치를 봅니다
코받침 자국이 조금 남는다는 이유만으로 안경을 바꾸거나 부품을 교체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한쪽만 깊게 패이고 착용하는 동안 계속 아프다면 무게만 탓하지 말고 좌우 균형과 코패드 각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손님은 부품을 새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기존 코패드가 콧등에 닿는 방향과 폭을 다시 맞추는 것만으로 압박이 줄었습니다.
반대로 브리지 구조가 얼굴과 맞지 않거나 조절 범위를 이미 벗어난 프레임이라면 다른 크기와 형태를 비교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자국을 무조건 없애는 것보다 안경이 한쪽을 누르지 않으면서 원래 맞춘 위치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피팅의 기준입니다.
